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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해열제, 사람이 복용해도 될까?

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현지 의료진과 환자들이 심각한 의약품 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부부가 해열제를 구할 수 없어 고열 증세를 보이는 자녀에게 동물 해열제를 사용했다가 자녀의 간과 신장이 크게 망가져 긴급 치료를 받았다.



해열제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들 부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소에도 약이 없으면 종종 소에게 사용하려 구비해둔 동물 해열제를 복용하기도 했다"라고 말하며, "그 동안 동물 해열제를 복용하고도 어떠한 건강상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과 이 소식을 다룬 외신들은 아이가 복용한 동물 해열제가 간과 신장에 문제를 유발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사람 해열제와 동물 해열제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복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걸까? 하이닥 복약상담 박제혁 약사가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사람 해열제와 동물 해열제를 나누는 기준은?사람이 사용하는 해열제에는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이부프로펜(ibuprofen)',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 등의 성분이 주로 사용되며, 동물 소염진통 해열제에는'톨페나믹산(tolfenamic acid)', 멜록시캄(meloxicam) 등의 성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동물해열제에 사용되는 성분이라고 해서 반드시 동물약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멜록시캄의 경우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 개선에 효과를 보여, 사람의약품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성분입니다. 사람 해열제와 동물 해열제를 구분하는 기준은 바로'용량'입니다. 사연 속 중국인 부부가 사용한 동물 해열제는 원래 소에게 사용한 것으로 보아, 멜록시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멜록시캄은 상기한 것처럼 사람 의약품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의사의 처방과 정확한 복약지도 없이 복용하면 심장 및 혈관 질환 등의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소와 같은 대형가축에게 사용하는 동물 해열제를 복용하면 간과 신장의 해독 능력이 떨어져 간독성, 신독성이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참고로 국내의 경우에는 15세 이하 소아와 청소년에게 멜록시캄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라도 동물 해열제를 사람이 복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해열제 없이 급하게 열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옷을 얇게 입히고 미지근한 물을 적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열을 낮추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또한 탈수 예방을 위해 미지근한 물을 자주 먹여야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열이 있는 반려동물에게 사람 해열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이는 사람 해열제의 용량이 반려동물 해열제의 용량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성인의 하루 최대 허용량이 4,000mg가량입니다. 대표적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제인 타이레놀(성인용 500mg)기준으로 하루에 최대 8정까지 복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최대 허용량 이상으로 과잉 복용하게 되면 급성 간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반려동물로 주로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의 최대 허용량이 각각 kg당 150mg 이상, 고양이의 경우 50mg입니다. 이 이상 복용 시 간독성 등 부작용이 나타나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게는 절대로 사람이 사용하는 의약품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도움말 = 하이닥 복약상담 박제혁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