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한 다큐멘터리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이단·사이비 교주들의 만행과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증언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각기 다르지만, '어떻게 평범했던 사람들이 이단·사이비에 속아, 교주를 맹신하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은 공통적인듯하다. 이단·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심리적 결핍을 이용해 포교미국의 심리치료사 레이첼 번스타인(rachel bernstein)은 "사람들이 이단·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직접적으로 경험하기 전에 그 종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구든 정보가 부족하면,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레이첼 번스타인은 미국의 대표적인 신흥 종교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톰 크루즈가 믿는다고 잘 알려진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를 비롯해 2018년 미국 전역을 뒤집어 놓은 사이비 종교 넥시움(nxivm) 등 다양한 이단·사이비 종교 피해자들을 치료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첼 번스타인은 "이단·사이비 종교는 성격이나 경력 등 본인의 삶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약점을 노린다"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 상처나 과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애정결핍과 정서적 공허함을 이용하는 예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단·사이비 종교가 명상 등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사용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교주의 성도 성 착취 등 논란을 일으킨 넥시움도 표면적으로는 '특별한 성공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성공에 목마른 사람들을 꾀어냈으며, 국내의 한 이단 종교는 △연애상담 △취업 상담 △애니어그램(성격 유형 지표) △미술심리치료 △우울증 테스트 △mbti(심리검사)를 미끼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년층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이단 종교에 소속되었다가 탈퇴한 사람의 증언을 들어보면 취업 준비 등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을 때, 친절함과 따뜻함 등으로 접근해 심리적 결핍을 공략한다고 한다.
사회적 고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존재의 이유 제공해사회적 결속과 소속감을 더 강력하게 원하는 사람들이 이단·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유전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결속을 찾아다닌다. 캐나다 칼턴 대학교(carleton university) 레나테 이셀디크(renate ysseldyk) 교수는 2010년 발표한 본인의 논문을 통해, 이단·사이비 종교가 이렇게 소속감을 찾는 사람에게 '존재 이유'와 '긍정적 사회적 지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단·사이비 종교에 열성적인 사람들은 종교가 본인 정체성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더해 이단·사이비 종교 특유의 폐쇄적인 환경으로 인해,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에 종교가 정체성의 일부분이 아니라, 삶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 종교가 잘못되거나 무리한 희생을 요구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이외에도,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배성범 전문의는 "종교적으로 심취한 사람은 평소에도 정신 상태가 변성의식상태(altered-status of consciousness, asc)일 가능성이 크며, 그런 상태에서는 몇 가지의 신비주의적 용어만으로 그 사람의 의식체계를 전혀 다르게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변성의식상태란 현재 의식과 잠재의식의 경계로 빙의나 최면을 예로 들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배성범(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