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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잠에서 깬 나, 무의식적으로 SNS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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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여성 이 씨는 한밤중에 잠이 깼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몇 시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연스레 액정을 그녀의 눈앞으로 가져왔다. 현재 시각 새벽 4시 30분. ‘잠든 지 두 시간이 지났구나……’. 켜진 액정에는 두 시간 전에 보던 인스타그램 화면이 그대로 떠 있었다. 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오른쪽 엄지로 액정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늦은 밤 잠에서 깨어 sns를 하는 여성

sns 중독, 여성이 더 많다?
아주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스마트폰 의존도 점수가 남성보다 10% 더 높았습니다.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4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여성은 54%, 남성은 29.4%였고 여성의 스마트폰 주 사용 용도는 sns(social network services)가 51.7%로 가장 높았습니다.

왜 여성에서 sns 중독이 많을까요?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언어 소통을 하는 등 관계 맺기에 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유년기 시절부터 단짝을 만들고 집단에 예속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정 집단에 속하지 못했을 때 그 상황을 남성에 비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과 비교하여 sns에서 관계 맺기에 드는 노력과 에너지는 훨씬 덜합니다. 직접적인 감정 교류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고 단지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웃고 있는 이모티콘을 남기면 되는 겁니다. 내 진짜 감정이 어떻든지 간에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sns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비싼 물건이 진열된 명품 매장보다 더욱 저렴한 물품들도 가득 채워져 있는 마트에 더 오랜 시간 체류하는 것과 같습니다.

sns 통해 타인과 비교하는 삶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남과 비교하는 삶

첫째, 질투와 부러움은 sns 세상의 근간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더 나은 삶에 대해 동경합니다. sns의 사진 한 장은 일상이라고 부르기에는 과한 돈과 에너지, 시간이 녹아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사람은 평범을 가장한 특별함을 보여주며 관심을 받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팔로워 중 하나인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나의 일상과 sns 속 일상을 비교합니다. 질투와 부러움을 동력으로 끊임없이 액정 속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둘째, sns에서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수는 곧 권력을 뜻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소통을 하면 그 사람의 스타일이나 재력 등도 영향을 주지만 풍기는 뉘앙스나 생각, 나를 대하는 태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됩니다. 사람 냄새가 깊을수록 그 사람을 따르는 사람 수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sns에서는 팔로워 숫자, 꾸며진 이미지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그 숫자가 늘어나면 권력이 되고 그들은 곧 가상의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플루언서가 됩니다. 권력을 따르다 보니 sns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권력자들의 생각과 라이프 스타일 등을 닮으려고 애쓰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이유들로 sns 속에서는 온전한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하고 타인으로 정의되는 나의 삶을 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 파워 인플루언서가 영향력이 있나요?
sns 속 삶

10년 전만 해도 파워 블로거라는 용어가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접근성이 쉽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쉬운 sns로 생태계가 이동했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팔로워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파워 인플루언서’ 라는 용어가 생겨났습니다. 파워 인플루언서가 꼭 연예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데뷔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특정 분야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보니 획일화보다는 개인의 선택권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팔로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고 그와 동일시 하며 자기만족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파워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활황입니다. 2018년에 실시한 어떤 미국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면 1달러 투자로 평균 6.5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sns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과연 나는 지금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지요?

융 학파 정신분석가인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의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우리 대부분은 마음속에 숨어 있던 유년기의 의존성을 성인기 역할에 투사하고 있다’라고 서술합니다.

의존성을 지닌 채 누군가의 무엇인가로 살아가는 것에만 익숙해진다면 진정한 자기를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자기를 찾는 것만큼 내 삶의 든든한 아군을 얻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은 채 눈을 감고 되뇌어봅시다. 과연 나는 지금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지요? 아니면 타인의 삶이라는 환상을 쫓아 자기를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도움말 = 하이닥 의학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윤석 원장(서울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